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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4
+
나는 가수다에 더이상 이소라가 나오지 않아서 아쉽다.
나는 그녀의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듣기를 꺼려했었다.
음악을 듣고 있으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흘러넘치거나 저 깊은 곳까지 침잠하기 쉬우므로
작정하고 그래도 되는 그런 날이 아니면 피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녀가 DJ일 적에 그녀의 방송은 항상 따뜻하고 편안하고 유쾌해서 매일매일 즐겨듣곤 했다.
방송에서 보이는 그녀의 모습도 그렇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그리워서 두번째 프로포즈를 봤다.
마침 장기하와 얼굴들, 옥상달빛, 10cm가 나온 회였다.
장기하의 예상치 못한 잘생긴 외모에 한 번 깜짝 놀라고, 유쾌해진 음악에 한 번 더 깜짝.
옥상달빛.. 보고있자니 분위기가 마치 꽃다방에 이소라를 게스트로 모신 느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마포FM에서 9개월간 DJ를 했다고 한다. '없는 게 메리트라네~난'이라는 멜로디가 참 맘에 들었다.
목소리나 노래는 참 소녀같은데 성격은 꽃다방 사람들과 너무 잘 맞을 것 같아서 실제로 만나보고 싶었다.
공연을 보고있자니 양평 온 이후로 처음으로 홍대에 가고 싶어졌다.
빵에서 인디 공연 보던 그 기분 그리워라~

++
어느덧 스물 여섯.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대학 시절을 생각해보니 졸업 후 난 완전히 방향감각을 상실해버린 건가?
잠시 긍정 후 급 부정.
아니야. 난 새로운 방향성을 찾으려는 것 뿐일거야.
매일 매일 이런 식의 문답만 되풀이하는 것 같아.

+++
사람에 대해서 생각했어.
보고싶은 사람. 난 그런게 참 없는 편인데, 가끔 니가 보고싶을 땐 못견디게 보고파.
그럴때 슬프기보단 행복해져. 바라는 거 없으니까. 그냥 그대로 있어주면 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언젠가부터 여자들만 있는 모임에 있게 돼서 내게 남은 남자 친구들이 멸종될 위기다.
이젠 남자가 있는 모임은 왠지 거부감이 생길 정도다.
근데 난 원래 친구로선 여자보다 남자들이 편하고 좋았는데..
근데 어디가서 그런 친구들을 만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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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사자를 보러 가는 길이었다. 샌프란시스코 부둣가 한켠에서 점잖게 중절모를 쓴 남자를 만난 것은 좀 의외였다.


아까부터 들리던 음악소리가 의레 음식점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려니 했는데, 알고보니 그의 특별한 상자에서 흘러나오던 것이었나보다.

가만보니 빨간 커튼이 드리워진 작은 무대다. 왼켠에는 피아노를 연주하는 영감이, 위쪽에는 기타를 치는 광대가 있고, 앙상한 해골이 재즈 음악에 박자를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도 춘다. 가수의 이름은 아마도 Mr.Bontangles. 잠시 그의 공연을 감상하자.




 

디테일하게도 박자에 맞춰 몸을 흔들며 연주를 하던 코주부. 저 피아노 정말 오래돼 보인다.


시선을 끄는 공연이었다. 일찌감치 $1를 주고 구경하고 있으니 점차 사람들이 모여들어 어느새 둥그렇게 공연마당이 열렸다. 공연 수익도 꽤 짭짤했다. 선곡이나 무대매너가 지나가던 관객들과도 소통할 수 있을 정도로 위트있고 창조적이었다. 무대 아래로 내려와 팬서비스를 보여주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저 작은 인형들로 저렇게나 풍부하게 감성을 표현할 수 있다니. 연습도 많이 했을 것 같다.


무대를 이루고 있는 소품들은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마치 오래된 영화 속의 한 장면을 보고 있는 듯 아련한 느낌을 준다. 각본상 무대 뒤 감독인 자신도 무대에 걸맞는 클래식한 의상과, 가방으로 무대 뒤의 또다른 무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게다가 꽤 훈남일세..^^ 특별할 것 없는 관광지를 특별한 추억으로 만들어준 멋진 공연에 즐거웠다.



드디어 바다사자들이다! 언젠가부터 이곳에 모여들었고, 또 최근의 언젠가부턴가 다른 곳으로 많이 떠나갔다고한다.

온난화나 뭐 그런 것 때문은 아니고 그게 저 아이들의 습성이라고.



여기 또 한 사람, 특별해보이는 사람이 있다.

바다사자를 구경하며 시끌벅적한 아이들 틈바구니에서 조용히 풍경을 그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오면 꼭 먹어보고 싶은 것이 바로 이 클램차우더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명한 약간 신맛이 나는 빵인 사워도우의 속을 파서 거기에 클램차우더 스프를 넣어

빵과 함께 먹는 것이 유명하기 때문!

집에서 클램차우더 스프를 직접 만들어 먹은 적은 몇 번 있었지만

저런 빵그릇(?)에 정식으로 먹어보지 못했다.


맛은 뭐..역시 직접 해 먹는 편이...하하하

짜고 너무 크리미.. 역시 난 미국 사람 입맛이랑 안 맞어;;



이 곳이야말로 빵공장일세.. 한 쪽에서 반죽하고 구워진 빵은 천정의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판매대로 온다.



클램차우더를 먹으면서 그릇인 빵을 함께 뜯어먹지만, 아무리 많이 먹으려고 해도 빵은 남는다..

야외 카페테리아에는 사람 반, 새 반.

새들과 함께 빵을 먹었다.



평범한 버스 투어보다는 기왕이면 클래식한 특별한 차를 타고 둘러보고 싶은 마음?

이런 마음을 끊임없이 자극하는 관광상품들이 천지라 돈은 줄줄 나가지요.



이거 관광지에서 종종 보는 건데, 너무 자유분방한 이 나라에서

저렇게 질서정연한 모습은 저걸 타는 사람들의 무리 이외에는 본 적이 없어서 볼때마다 재밌다.

저걸 타려면 어쩔 수 없이 저럿게 일렬로 간격과 줄을 잘 맞추고 안정장비를 착용하여 제일 앞에서

인도하는 사람의 지시에 잘 따라야한다.^^



오우, 배가 육지로 다니네^^



샌프란시스코의 손꼽히는 유명 관광지 피셔맨스 워프.

게를 쪄서 파는 데가 천지라 한 번 사서 먹어보고도 싶었지만,

그 골목은 마치 굼벵이 꼬치를 파는 중국 야시장 같은 느낌이어서 입맛이 확...



앞에서 볼땐 영락 없이 가로수처럼 보이는데, 이 아저씨 사실은 지나가는 사람 놀래키려는 목적으로

저렇게 킬킬대며 위장하고 숨어 있다.

사람이 옆으로 지나가면 갑자기 일어나서 놀래키니 지나가는 사람들도 첨엔 놀라도 재밌어 한다.

뭐 돈 받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게 재밌어서 그러는 듯.

대단한 용기와 열정이다.



해골이 유행인가?^^ 여기도 해골이네.
저 아주머니 해골이랑 몇 마디 나누시더니
허그하면서 너무 즐거워보였다.
뻘쭘해하지 않고 유쾌하게 즐기는 모습이 참 좋아 보였다.
여기저기 즐거운 웃음을 주는 사람들이 많은 샌프란시스코에서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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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에 있는 Macy's 백화점 본점은 1901년도에 세워진 건물이라고 하는데 한 블럭 전체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크다. 백화점이긴 하지만 한국처럼 백화점이라서 더 비싸다기보다는 오히려 세일도 자주 하고 말그대로 여러 상품을 한 곳에서 둘러볼 수 있는 곳이고, 때로는 너무 심하다 싶을 정도로 미국 애들이 아무거나 가져가서 다 입어보고 헤집어 놓은 것들이 정리가 안되어 있을 정도로 점원들의 간섭이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의 동대문 쇼핑몰보다 훨씬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는 매우 대중적인 백화점이라고 생각한다. 

이 백화점의 흥미로운 점은 백화점 내부에 아직 옛날 식으로 나무로 만들어진 에스컬레이터를 타볼 수 있다는 것(작년에는 그 중 하나가 불타기도 했다..장사가 더 잘되려는 징조일까?)과 블럭 전체의 사방으로 둘러진 쇼윈도를 시즌별로 색다르게 꾸미고, 백화점에서 쇼를 보여준다는 것! 재작년 겨울에 나는 필라델피아에 갔다가 그곳의 메이시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쇼를 봤다. 백화점 내부에 들어서면 정면에 엄청나게 큰 트리 장식이 되어 있고, 음악과 함께 몇 분동안 전구쇼가 펼쳐졌다. 쇼핑하러 온 사람들은 모두 모여 한동안 숨죽이고 그 쇼를 지켜보았다. 미국인들의 문화 속에서 가끔 이렇게 아이같은 순수함과 낭만을 경험한다.

봄이되면 Flower show를 하기에 구경을 하기 위해 내가 지내는 뉴저지에서 버스를 타고 맨하탄으로 나섰다.


여전히 바쁜 뉴욕 거리. 뉴요커들이 싫어하는 10가지 상황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았는데, 그 중에서 길을 걷다가 앞 사람이 갑자기 멈춰서는 경우와 섹스앤더시티에서 캐리, 미란다, 사만다, 샬롯이 나란히 한줄로 서서 걸어가는 장면처럼 인도 전체를 가로 막고 여러 명이 한줄로 가는 경우가 있었다. 인도가 좁은 맨하탄에서 항상 바쁘게 걷는 뉴요커들은 자기 갈길을 방해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하는 것 같다. 보행 신호를 지키는 보행자는 십중팔구 관광객일 정도다. 


미국인들은 역시나 쇼를 좋아하는 민족인가? 여기선 테이크아웃 커피 컵에 그림을 그리는 쇼가 펼쳐지고 있다. 대략 읽어보니 한 주 동안 디자이너들이 돌아가며 이미 사용한 일회용 커피 컵에 일러스트를 그리는 작업을 하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한다. 환경과 소비, 디자인에 관한 메세지를 전하려는 작업인듯하다.

오늘 우리가 보려는 건 플라워쇼, 쇼를 보기 전에 일단 배를 채우기 위해 BEN'S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레스토랑들을 평가하는 ZAGAT 서베이에서도 나름 좋게 평가 받는 곳이라고 하는데 'The Taste of NY'은 '소고기 맛'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곳이다.


그냥 저 오이피클이 제일 맛있었다. 


아 이 믿지 못할 고기의 양을 보라! 얇게 저며진 고기들이 열겹은 쌓인 저 음식은 믿을 수 없겠지만 샌드위치. 맨 아래에 아주 얇은 빵이 한장 깔려 있다. 세숫대야 냉면 그릇보다 큰 그릇에 담겨져 나온 저 음식은 갈비탕과 비슷한 맛인데 먹고 죽으란 듯이 큰 덩어리의 갈비가 들어 있었다. 그 양에 혀를 내두르며 먹고 있으려니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아이들이 생각나면서 자괴감이 들었다.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메이시 백화점에 왔다. 


백화점에 들어서니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듣고 있다. 앗, 그것은 플라워쇼 가이드?! 마이크를 들고 있는 사람이 여기저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움직이면서 관람객들에게 꽃들을 설명해주고 있었다. 못말릴정도로 진지하게 쇼를 즐기는 이들...^^


꽃들 사이에 있으니 평소엔 다 똑같게 보이던 명품 가방이나 화장품들이 더 예뻐보인다. 귀여운 미니 수선화 앞에서 '꺄악' 탄성이 나온다. 간혹 찾아보면 좀 신기한 꽃도 있다. 

새로 바뀐 스타벅스 로고가 새겨진 머그컵.


모자도 써보고^^ 음~해변 모자가 은근히 잘 어울리는데?


 
백화점에서 나와 바로 옆 32가 코리아타운으로 향했다. 카메라 가방이나 볼까하고 들어갔다가 120불 달라고 해서 안 산다고 했더니 광각 렌즈를 꺼내서 보여주더니 내 카메라로는 넓은 장면을 찍을 수 없다면서(내 카메라의 단점을 한눈에 파악하다니;; 흠칫) 어디까지 나오는지 한 번 시험해 보라고 하는 장면이다. 확실히 더 넓은 영역이 카메라에 들어오긴 했지만, 그 다음 사진에서 보여지듯이 알 수 없는 심한 왜곡 현상이 보였다. 그리고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 애초에 살 마음이 없었지만 아저씨의 비지니스 기술을 경험했다. 

그리고 여행 준비를 위해 BORDERS 서점에 들러 여행 책을 골라봤다. 이날은 이상하게도 여러 사람들이 참견을 해왔는데, 서점 안 커피숍에서 근처 패션대학 학생들로 보이는 일군의 사람들이 내게 접근해왔고, 여행책에서 갈만한 레스토랑을 보고 있는 나에게 지나가던 서점 직원이 맨하탄에서 갈만한 스시집을 찾는다면 스시야마라는 곳이 아주 좋다고 발랄하게 이야기해주고 지나갔다. 

마지막 사진은 맨하탄에서 산 레인부츠. 신발가게에서 내 사이즈 있냐고 물어봤을 때 "Sure~!"이라며 가져다줄때 완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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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 
wrote at 2011/04/26 10:52
센스돋는 레인부츠인데?!ㅋ즐겁게 잘지내고 있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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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을 볼 때에는 작품이 탄생한 시대와 화가가 구사한 화법, 그리고 작가의 생애를 참고함으로써 그 작품에 다가가기 위한 단서들을 찾아나간다. 모네가 수십점씩 그린 똑같은 연못과 성당 그림은 그저 비슷한 그림들로 보이지만, 그가 시시각각 빛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을 묘사하기 위해 같은 풍경을 애썼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는 관람자라면 그 미묘한 차이들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 점의 작품 그 이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 작자 미상, 시대 미상, 제목 미상의 그림에는 어떻게 다가가야할까?


뭔가를 쓰고 싶다가도 '왜 써야하지?'라는 질문에 대답할 말이 없는 시간들 속에서 점점 나는 말을 잃어갔다. 터져나올 순간을 기다리는 내 안의 생각들이 조급하게 요동치던 밤에도 그 말들이 나를 통해 지금 이 순간 공공연히 뱉어진다면, 말그대로 '쓸 데 없는' 말이 될 것임을 확인했다.

말이 뱉어진 이후, 혹은 말이 뱉어지는 그 순간 나의 위치가 여전히 모호하기 때문이다. 나는 왜 말하며, 어떤 입장에서 말하고, 그 말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으며, 그 말과 함께 어떤 행함이 있는지, 그 행함이 그 말을 어떻게 뒷받침해주고 있는지에 대해 나는 여전히 대답할 수가 없다. 그런 상태에서 내뱉는 말들은 져야할 책임이 없고, 생산적인 의미도 가질 수 없는 허공에 떠다니는 '말'에 그칠 뿐이라는 것을 늘상 경험해왔기 때문인지 이런 상태에서는 그런 말은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깊이 박혀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상태는 꽤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어떤 것도 허공에서 내려와 땅에 발 딛지 못했다.
여전히 발 딛을 땅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이름이 없고, 제목이 없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려는 의지이다.
나 스스스로 제목을 붙일 수 없기 때문에 관객을 내 의도대로 지시할 수 없고,
이름이 없기 때문에 내가 쏟아낸 말들이 내 통제 범위를 쉽게 벗어날 수도 있을 거라는 두려움도 있다.
하지만 내 말들이 내 안에만 갇혀 있다면 영영 어떤 이름도 갖지 못할 것만 같다.
오히려 수없는 해명과 변명을 거친 뒤에 고유한 이름을 갖게 될지도...


일출을 보러 그랜드 캐년으로 달리던 중에 여명 속에 겨우 실루엣만을 드러낸 풍경을 만났다.
어둑하고 흐릿한 풍경 속에서 지금의 구체적이지 않은 내가 보인다.
어디 한 번 희미해져보자.
그런다고 일출이 오지 않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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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wrote at 2011/04/18 22:40
환영해, 다시 블로그의 세계에 들어온 것!^^
wrote at 2011/04/20 14:44
땡큐^^ 그리고 너에게도 축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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