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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egorized under untitled & written by 날래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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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 점의 작품 그 이외에는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는 작자 미상, 시대 미상, 제목 미상의 그림에는 어떻게 다가가야할까?
뭔가를 쓰고 싶다가도 '왜 써야하지?'라는 질문에 대답할 말이 없는 시간들 속에서 점점 나는 말을 잃어갔다. 터져나올 순간을 기다리는 내 안의 생각들이 조급하게 요동치던 밤에도 그 말들이 나를 통해 지금 이 순간 공공연히 뱉어진다면, 말그대로 '쓸 데 없는' 말이 될 것임을 확인했다.
말이 뱉어진 이후, 혹은 말이 뱉어지는 그 순간 나의 위치가 여전히 모호하기 때문이다. 나는 왜 말하며, 어떤 입장에서 말하고, 그 말은 무엇으로부터 비롯되었으며, 그 말과 함께 어떤 행함이 있는지, 그 행함이 그 말을 어떻게 뒷받침해주고 있는지에 대해 나는 여전히 대답할 수가 없다. 그런 상태에서 내뱉는 말들은 져야할 책임이 없고, 생산적인 의미도 가질 수 없는 허공에 떠다니는 '말'에 그칠 뿐이라는 것을 늘상 경험해왔기 때문인지 이런 상태에서는 그런 말은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깊이 박혀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할 수 없는 상태는 꽤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다.
어떤 것도 허공에서 내려와 땅에 발 딛지 못했다.
여전히 발 딛을 땅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이름이 없고, 제목이 없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하려는 의지이다.
나 스스스로 제목을 붙일 수 없기 때문에 관객을 내 의도대로 지시할 수 없고,
이름이 없기 때문에 내가 쏟아낸 말들이 내 통제 범위를 쉽게 벗어날 수도 있을 거라는 두려움도 있다.
하지만 내 말들이 내 안에만 갇혀 있다면 영영 어떤 이름도 갖지 못할 것만 같다.
오히려 수없는 해명과 변명을 거친 뒤에 고유한 이름을 갖게 될지도...
일출을 보러 그랜드 캐년으로 달리던 중에 여명 속에 겨우 실루엣만을 드러낸 풍경을 만났다.
어둑하고 흐릿한 풍경 속에서 지금의 구체적이지 않은 내가 보인다.
어디 한 번 희미해져보자.
그런다고 일출이 오지 않진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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